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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브롬톤/동해안 종주 #2024

#4. 브롬톤으로 가는 2024년 동해안 자전거길 종주 후기 - 세번째. 강릉[경포해변 인증센터] ~ 속초 (feat. 낙차)

by 루 프란체 2025. 3. 11.

경포해변 인증센터로

힘들고 빡셌던 동해안 자전거길 종주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동해안 자전거길 종주의 두번째 날에 강릉의 경포해변 인증센터까지 인증을 마쳐놨기 때문에 아침 일찍 강릉으로 이동해서 당일치기로 고성까지 달리는 걸로 계획을 세우고 강릉역으로 가는 KTX 를 타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청량리역으로 향했다. 자전거를 타면서부터 청량리역과 상봉역이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점에 감사하게 되는 일이 참 많아진 기분이다. 
 

청량리역으로!

 
그런데... 분명히 내가 KTX 를 예매할 때까지만 해도 내 옆자리는 비어있었고 자리에 한 번 앉았다가 짐칸에 있는 자전거가 움직일 것 같아서 자전거를 다시 고정시킬 때까지만 해도 내 옆자리에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자전거를 고정시키고 뒤를 돌아봤더니 웬 여자분이 내 옆자리에 앉아있었다. 
 
자리에 다시 앉아서 뭐지... 이 분은 왜 내 옆자리를 예매했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나한테 강릉역에 도착하면 깨워달라는 말과 함께 취침에 들어가셨다. 강릉역에 도착할 때까지 이 열차칸에 나를 포함해서 사람이 총 4명 밖에 없었는데 왜 내 옆자리를 예매해서 앉으셨는지 아직까지 미스테리다. 

 

원래는 자전거가 넘어가지 않도록 항상 지켜보다가 멋있는 풍경이 나오면 창가쪽으로 잠깐 이동해서 사진을 찍으려고 복도쪽을 예매한건데 이 여자분 때문에 완전 망했다. 강릉으로 가는 내내 안개 자욱한 곳을 지나서 너무 멋진 포인트가 많았는데... ㅠㅠ
 

강릉으로 가는 길

 
청량리역을 출발하고 한 시간 반을 달려서 도착한 강릉에서는 커피축제를 한다는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강릉하면 역시 커피인가. 하지만 커피를 마실 시간은 없지.

 

상쾌한 아침 바람을 가르며 강릉역에서 경포해변으로 이동하는 것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저번 동해안 자전거길 종주 때는 200km 를 달린 후에 경포해변에서 강릉역으로 이동했더니 이 짧은 거리가 그렇게 멀게 느껴졌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도 않은 걸 보니 역시 사람 일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다.
 

경포해변 인증센터로!

 

경포해변 인증센터의 사진을 남길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출발을 기념하면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인증센터의 사진을 찍고 있으니 MTB 를 타신 아저씨 한 분이 오셔서 도장을 찍으시길래 오늘은 저 분을 계속 만나겠구나 했는데 경포해변을 출발한 이후로는 한 번도 만나지 못 했다.

 

지경공원 인증센터로

경포해변 인증센터를 출발해 주문진 방향으로 달리는 중간에는 공원 같이 생긴 숲을 지나가는데... 저 안 쪽에서 여자분이 노상방뇨를 하고 계셔서 깜짝 놀랐다. 갑자기 쭈구려 앉길래 설마 했는데... 이 근처는 사람도 많은데 깡도 크다. 구석도 아니고 한가운데에서...

 

주문진으로 가는 길

 

주문진을 지나면서 예전에 맛있었던 식당에서 밥을 먹고 갈까 고민을 좀 했지만 역시 혼자서 라이딩을 할 때는 그렇게까지 밥을 먹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간단하게 편의점이라도 갈까 하다가 대진터미널까지 가려면 시간을 최대한 바짝 땡겨쓰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주문진은 그대로 지나가기로 했다. 브롬톤을 타고나서의 단점은... 왠지 로드를 탈 때보다 더 멈추지 않게 된다는 것...?

 

주문진을 지나서 지경공원 인증센터로

 

그래도 중간중간 멋진 포인트가 나오면 사진도 찍어가고 하면서 달리다보면 어렵지 않게 지경공원 인증센터에 도착할 수 있다. 아마 이 쪽 구간이 동해안 자전거길 종주 구간 중 가장 쉬운 구간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다. 간혹 보면 강릉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양양까지 왕복을 하는 분들도 계시니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지경공원 인증센터

 

지경공원 인증센터는 올 때마다 인증 부스 주변에 쓰레기가 많이 버려져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왜 다들 저기다 저렇게 버리고 가는 건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동호해변 인증센터로

동호해변 인증센터로 가는 길은 매우 쾌적했다. 이른 아침부터 라이딩을 시작한 덕분일까? 사람도 차도 적어서 유유자적 라이딩을 하고 있으니 약간 하품이 나올 정도였는데 이 날따라 라이더가 적어서 자전거를 타는 분도 한 번도 만나지 못 했던 건 조금 아쉬웠다. 

 

인구 해수욕장을 지난다.

 

인구 해수욕장을 지나서 38선 휴게소 방향을 향해 달려가다보면 어마무시한 경사도의 언덕이 나오는데 지금까지 두 번이나 끌바를 했으니까 이번에야말로 완등은 못 하더라도 절반은 올라가겠다는 생각으로 페달을 밟았는데... 역시나 무리였다. 세 번째 끌바... 아마 네 번째, 다섯 번째를 가더라도 계속해서 끌바를 할 것 같다.

 

언덕을 지나 아무도 없던 오솔길 라이딩을 마치고 38선 휴게소를 지나서 기사문항을 지나가는데 예전에 한 번 지나가다가 들러서 숙박을 하고 갔을 뿐인데 왠지 고향인 것처럼 그리운 느낌도 들었다. 이 쪽은 사람이 지나다닐만한 곳이 아닌데 의외로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어서 놀랍다.

 

38선 휴게소, 기사문항!

 

기사문항을 지나 하조대를 지나면 나오는 오솔길에서는 꽤 많은 라이더 분을 만날 수 있었다. 대부분 나를 추월해가시는 분이었지만... 그나저나 하조대라고만 하면 예전 동해안 종주 때 먹은 그 맛 없던 치킨이 왜 자꾸 생각나는 건지. 그 날 이후로 해당 브랜드의 치킨은 진짜 쳐다도 보고 있지 않다.

 

하여튼... 오솔길에는 왜인지 감나무가 많아서 오솔길을 벗어날 때까지 계속해서 감나무가 이어져있었는데 그것 또한 유유자적 라이딩을 하고 있으니 감성적으로 느껴졌다. 분명히 따먹는 사람도 있을 것 같은데... ㅋㅋ

 

감나무 길을 지나서~

 

하조대를 지나면서부터는 잘 닦인 길을 따라서 쭉 직진하다보면 동호해변 인증센터가 나온다. 인증센터 부스 옆의 휴게소에서 잠깐 사진도 찍고 에너지바도 먹으면서 체력을 보충하고 다음 인증센터인 영금정 인증센터를 향해 출발했다.

 

동호해변 인증센터

 

동호해변 인증센터에서는 라이더 분들을 몇몇 만나뵐 수 있었는데 뭔가 데면데면한 느낌이었다. 보통 종주 중에 만나는 라이더 분들은 막 서로 안부도 묻고 그러기 마련인데... 

 

영금정 인증센터로

이제는 동해안 종주도 그렇고 그랜드 슬램을 세 번째 진행하다보니 패턴이랄까, 코스랄까, 일정이 나름 잡혀서 다음은 어디서 쉬어야 할 지 머릿속에 잡혀있어서 휴식이나 보급에 대한 걱정은 들지 않는 게 나름 나도 발전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동호해변을 출발해서 영금정 인증센터로 가다보면 얼마 안 가 화장실과 편의점이 있는 곳이 있으니 그 곳에서 조금만 더 보급을 하고 가기로 했다. 

 

아마 동해안 종주 중에 이 쪽 구간이 가장 길이 깔끔하고 포장이 잘 되어 있는 구간이 아닐까 싶다. 내 브롬톤으로도 바닥에 딱 달라붙어서 쑥쑥 나아가는 기분을 느끼고 있자니 어느덧 보급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글을 쓰는 김에 찾아보니 조산해변 이라는 곳인 것 같다. 

 

고양이와 보급

 

조산해변을 떠나서 조금만 더 달리면 속초 구간에 진입한다. 라고 한 줄로 써놓으면 엄청 금방인 것 같은데 그렇게까지 금방은 아니고 시내 구간에 진입하고나서부터는 사람이 많아져서 안 그래도 천천히 달리고 있었는데 속도를 더욱 늦춰서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역시 이러니저러니 해도 해안도로를 따라서 달리는 게 가장 편안한 것 같다.

 

속초 대관람차도 보인다.

 

속초 대관람차를 지나면 큰 다리를 건너야 했는데 이번까지 해서 총 세 번을 오면서 두 번이나 길을 못 들어서 엘리베이터를 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내가 갔던 때에 무슨 음식 축제 비스무리한 걸 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생각없이 직진하다보니 다리의 끝까지 가버려서 이번에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리 위로 올라갔다. 이제부터 어디 가서 길은 잘 찾는단 소리를 하면 안 될 것 같다.

 

설악대교와 금강대교를 건넌다.

 

설악대교를 건너고 금강대교를 건너면 영금정 인증센터까지는 금방이다. 속초항이 붙어있어서 그런지 역시나 영금정 인증센터 근처에는 여전히 사람이 많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어떤 연예인이 맛집이 있다고 한 게 이 근처인 것 같기도 하고...?

 

영금정 인증센터

 

영금정 인증센터에서 봉포해변 인증센터까지는 금방이니까 휴식은 봉포해변 근처에서 하기로 하고 인증센터에서 인증만 마치고 바로 길을 떠났다.

 

봉포해변 인증센터로

봉포해변 인증센터로 가는 길에 우회 표시가 나와서 많이 돌아가면 어쩌지 하고 걱정 했는데 괜한 기우였다. 거리 상 큰 차이 없이 봉포해변 인증센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근데 확실히 봉포해변 인증센터를 호텔의 초입이 아닌 저 안쪽으로 옮겨놓으니 예전보다는 멀리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봉포해변 인증센터

 

봉포해변 인증센터 근처에서 조금 앉아서 쉬다가 바로 다음 인증센터인 북천철교 인증센터로 향했다. 보급식만 조금씩 먹으면서 달려왔더니 슬슬 배가 고파서 북천철교 인증센터로 가는 길에 있는 중국집에서 밥을 먹을까 말까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북천철교 인증센터로

북천철교 인증센터로 가는 내내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 시간과 밥을 먹고 갔을 때의 버스 시간을 비교를 했는데 조금 무리해서 달린다면 서울로 빨리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아 중간에 나오는 편의점에서 간단히 물만 보충을 하고 계속 달리기로 했다. 사실 편의점 근처가 중국집이어서 밥을 먹고 갔어도 될 것 같긴 하다.

 

편의점에서 한 차례 휴식

 

길을 따라서 가다보면 청간정이라고 하는 예전에는 무조건 끌바를 할 수 밖에 없는 구간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미 두 번의 경험을 통해 당연히 여기서는 위로 올라가야겠지... 하면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갔는데 길이 막혀있었다. 

 

그래서 뭐지!! 하고 보니까 이제는 끌바를 하지 않고 갈 수 있도록 데크길이 새로 만들어져있었다. 어쩐지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려는 찰나에 못 보던 데크길이 생겨있어서 설마 저긴가 했는데 설마 거기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마 예전 동해안 종주 후기를 보시는 분들은 무조건 끌바를 해야 하는 구간이라는 내용을 볼텐데 이제는 데크길로 가면 된다.

 

데크길이 생겨있었다. 왼쪽 길로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

 

청간정을 지나 멋진 바다 풍경을 보면서 가고 있으니까 그냥 중국집에서 밥을 먹고 올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대로 가면 어찌어찌 시간을 맞출 수는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도 중간중간 사진은 꼬박꼬박 찍으면서 달리고 있었는데...

 

북천철교를 향해 가는 중

 

바닥에 파여있는 포트홀을 못 보고 걸려서 낙차를 했다. 옆에 있던 할머니께서 집에서 소독약을 가져다 주셔서 소독을 하고 손목과 무릎의 통증이 너무 심해서 라이딩을 더 이상 하지는 못할 것 같아 택시를 타고 속초로 돌아왔는데 이게 거의 5만원 돈이 나간 것 같다.

 

그리고 속초 터미널로 와서 동서울 터미널로 오는 표를 발권하려고 봤더니... 모든 시간대가 매진이었다. 다친 것도 서러운데 집에도 못 가나 싶었는데 어찌어찌 15시 10분에 출발하는 버스가 15시 08분에 갑자기 빈 좌석이 생겨서 후다닥 예매하고 어찌어찌 서울로 돌아왔다. 남은 구간은... 흠... 쩝.

 

아포

 

사실 낙차를 했더니 후기도 너무 쓰기 귀찮고 짜증나서 10월부터 지금까지 미뤘다가 어찌어찌 마무리는 지었는데 영 기분이 별로다. 해당 부분은 고성군에 보험 접수를 해서 자전거 수리비와 치료비는 청구를 할건데 이제 10월인데 아직까지도 손목이 아파서 일상생활에 불편이 있는게 영 짜증이다. 

 

시즌오픈의 시기인데 아직 자전거를 타기는 무리일 것 같고... 작년에 넘어지지만 않았다면 무사히 이 날 동해안 종주를 마치고 그 다음주에 섬진강 종주를 마쳐서 3회차 그랜드슬램을 마무리 했을 수 있는데 영 짜증이 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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