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터미널로
전 날까지 동해안 종주를 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어찌어찌 하루를 쉴 수 있는 기회는 얻었는데 이게 또 막상 다녀와서의 피로도를 생각하니까 가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올해는 자전거를 거의 안 타기도 했고.
동해안 종주의 경북 구간, 강원 구간을 한 번에 갈 수 있는 만큼의 여유가 되지는 않아서 우선 경북 구간만 하고 복귀 했다가 나중에 강원 구간을 갈 지, 경북 구간과 강원 구간 일부를 진행하고 복귀 했다가 나머지 구간을 다음 번에 할 지도 고민이 많았는데 우선 아침에 일어날 수 있다면 출발하고 그렇지 않다면 다음에 더 여유가 있을 때 가는 걸로 정하고 잠을 잤는데 어찌어찌 새벽에 일어날 수 있었어서 아침에 길을 나섰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탔으면 제일 좋았겠지만 준비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그걸 타지는 못 할 것 같아 이번에도 택시를 타고 고속터미널로 이동했다. 택시가 작은 게 잡히면 어쩌지 했는데 마침 그렌져가 잡혀서 트렁크에 브롬톤을 쏙 넣을 수 있었다. 기사님의 과도한 관심과 함께 고속터미널로...
고속터미널에서 꽤 많은 수의 자전거들이 버스에 탑승을 했는데 브롬톤인 나는 이렇게 쏙 접어서 옆칸에 넣으니 전혀 트러블이 없었다. 역시 버스를 탈 때의 기동성은 브롬톤을 따라갈 자전거가 없다. 물론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부터는 내가 제일 느리다.
새벽 5시에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버스에서 멋진 풍경을 구경하면서 가니 가는 동안 피곤한 기분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저번 오천자전거길 종주 때는 새벽에 일어났더니 피곤함이 가시질 않아서 종주 내내 죽을 것 같았는데 이번에는 이상하리만큼 상쾌한 기분이었다.
영덕터미널로 향하는 동안 보인 저 물 위에 떠있는 듯한 동네는 너무나도 한 번 들러보고 싶다. 겨울왕국의 아렌델 같은 그런 곳에 가보는 게 꿈이었는데 저 곳이라면 그 꿈을 약간(?)은 만족시켜줄 것 같다.
그런데 같은 버스에 탑승한 라이더들이 전부 영덕으로 가는 건 아니었다. 몰랐었는데 안동이 영덕으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중간에 안동터미널에 도착했을 때 절반 정도 되는 라이더들이 버스에서 하차하고 있었다. 나 말고도 이렇게나 많은 수의 라이더들이 이런 날씨와 이런 날에 영덕을 가는구나 했었는데 약간 실망(?)한 부분이었다.
영덕터미널에 도착해서 살짝 몸을 풀어주면서 보니 다른 라이더 분들은 시내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래서 여기에서 또 동해안 종주를 오신 분들이 아니구나 하고 또 살짝 실망(?) 했었는데 나중에 만나서 여쭤보니 식사를 하러 가신 거라고 했다.
나는 밥을 챙겨먹지 않아도 장거리 라이딩이 가능한 사람이라서 밥을 먹지 않고 바로 첫번째 인증센터인 해맞이공원 인증센터로 향했다. 사실 장거리 라이딩을 할 때는 당일 아침 식사보다 전 날 저녁 식사가 중요한 법이다.
해맞이공원 인증센터로
이 날의 계획은 두 개가 있었다. 울진은어다리까지 도착했을 때 울진터미널에서 동서울터미널로 가는 막차를 탈 수 있다면 울진터미널에서 그대로 동서울터미널로 복귀하는 계획과 만약 늦어진다면 꼼짝없이 울진에서 하루를 묵고 KTX 이용이 가능한 지역까지 이동해서 서울로 복귀하는 계획이었다.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우선 최대한 달려보기 위해 바닷가 방향으로 길을 나섰다. 근데 나는 이 쪽 길이 어마무시한 업힐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의외로 브롬톤으로도 바닷가까지 15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으니 아마 다른 분들은 더 빠르게 도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굳이 조금 더 편하겠다고 강구터미널로 이동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생각보다는 금방 바닷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는 왜 이 쪽이 어마무시한 업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로드를 타던 때보다 쉽게 온 듯한 기분이었는데 뭔가 영덕터미널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렸는데 이 곳엔 나 혼자 있으니 날짜를 잘못 잡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해맞이공원 인증센터 쪽으로 페달을 밟기 시작하니 역풍이 어마무시하게 불어서 아무리 세게 밟아봐야 속도가 15km 정도 밖에 나지 않았는데 종주를 하면서 역풍이나 순풍을 가리는 편은 아니긴 하지만 정말 날이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 종주를 하다보면 뭐 순풍이 불 수도 있고 역풍이 불 수도 있는 법이다.
그리고 첫번째 포토스팟인 요 동상에 도착했다. 이 날은 일행이 없으니 셀카봉을 챙겨서 왔는데 근데 아무리 잘 세워보려 해도 예전에 사진을 찍었던 각도가 나오지 않아서 이게 어떻게 된건가 싶었다. 예전에도 똑같은 셀카봉이었는데... 핸드폰도 이제는 광각이 되는데...
그래도 어찌저찌 마음에는 안 들지만 사진을 찍고 열심히 업힐을 올라와서 해맞이공원 인증센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는데 해맞이공원 인증센터 옆에 관광버스가 3대나 와있어서 사진을 찍기가 영 힘이 들었다. 사람도 엄청나게 많아서 모르는 사람은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역풍이 많이 불긴 했지만 무리하지 않고 설렁설렁 왔기 때문에 체력을 많이 쓰지는 않았어서 곧바로 다음 인증센터인 고래불해변 인증센터로 출발하기로 했다.
고래불해변 인증센터로
고래불해변 인증센터로 출발한 직후로는 업힐이 계속 이어졌는데 동해안 종주도 세번째 오는 만큼 이제는 딱히 업힐에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다. 계속해서 역풍이 불어서 좀 힘들긴 했어도 업힐도 꽤 올라갈만한 느낌이었지만 반대편에서 오는 분들을 볼 때마다 매우 부러운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동해안 종주를 세번이나 왔지만 올 때마다 나는 왜 여기서 사서 고생을 하고 있는가 라는 생각도 계속 들고...? 이제 세번 했으니 네번은 없다라는 생각을 꽤 많이 했다.
종주를 다니면서는 사실 별다른 이벤트가 일어나지 않는 게 제일이다. 이렇게까지 아무 일도 없으면 블로그에 쓸 내용이 없어서 좀 그렇기는 한데 그래도 무슨 이벤트가 일어나는 것보다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게 제일이다. 중간중간 바다 구경도 하고 공원이 나오면 사진도 찍고 하면서 그냥 열심히 달렸다. 달리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었다.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싶었지만 일단 동서울터미널 행 막차가 목표였기 때문에 최대한 쓸데없는 시간은 줄이기로 했다.
근데 글을 쓰다보니 생각이 난건데 해맞이공원 인증센터에서 사람이 빠질 때까지 꽤 오랜 시간을 잡아먹었는데 그것도 아끼고 저것도 아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고래불해변 인증센터에 도착하기 조금 전부터는 쭉 평지가 이어지기 때문에 업힐에서 지친 다리들을 풀어줄 수 있었다. 여기에서는 굳이 인도 위에 있는 자전거길로 달리지 않고 차도로 달리는 편이 체력 소모가 적다. 성수기만 아니라면 찾아오는 사람도 적어서 차량 통행도 매우 적은 편이다.
그리고 업힐이 이어지다가 평지가 나오면 시간을 줄여보겠다고 있는 힘껏 달리는 분들이 계신데 그려면 안 된다. 이런 구간에서는 페달을 살살 돌리면서 업힐에서 지친 근육을 풀어줘야 또 다시 업힐을 넘을 수 있다.
고래불해변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고 있으니 같은 버스에서 내렸던 로드 분들이 몇 분인가 바로 뒤에 도착하셔서는 벌써 여기까지 왔냐고 놀라셨다. 그래서 안 그래도 궁금했던 영덕터미널 기준으로 왼쪽으로 와야 동해안 종주의 시작점인데 왜 오른쪽으로 가셨어요? 라고 여쭤보니 시내로 들어가서 식사를 하고 오셨다고 했다. 아...
원래 여기에서 보급을 할 생각은 없었지만 식사 이야기를 들으니 갑자기 조금 배가 고파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근처 편의점에서 간단히 빵을 먹고 가기로 했다.
월송정 인증센터로
다음 인증센터인 월송정 인증센터로 출발하기 전에 고래불해변 인증센터 바로 옆 해오름마트에서 간단하게 보급을 하고 가기로 했다. 맛나디 맛난 당이 확 오르는 보름달 빵을 먹었는데 급하게 먹느라 사진을 안 찍었네.
월송정 인증센터까지의 구간은 마냥 평지만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동해안 종주 경북 구간의 코스 중 가장 무난한 평지가 아닐까 싶다. 계속 이런 구간만 있다면 동해안 종주도 천국일텐데...
그런데 그 역풍을 열심히 뚫으면서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자꾸 바리아가 삐릿삐릿 울어서 뒤를 살짝 보니까 좀 전에 만났던 로드 분들 중 한 분이 열심히 내 피를 빨면서 오고 계셨다. 그래서 성심성의껏 끌어드리려 했지만 나는 사진을 계속 찍어야 해서 계속 멈추다보니 기다리기 지치셨는지 앞으로 가셨다.
여기는 왜 계속 비포장 상태인 걸까? 몇 년씩이나 비포장인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포장을 할 예산이 없는 건지 아니면 그냥 포장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포장을 좀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긴 이 쪽은 뭔가 전체적으로 길을 만들다 만 그런 느낌이 든다.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폰카가 한 번에 켜지질 않아서 어물쩡 어물쩡 하고 있으니 로드 분이 기다리기 힘드셨는지 앞으로 쑥 나가서는 휑하고 가버리셨다. 조금만 더 기다리셨으면 내가 조금 더 끌어드릴 수 있었는데.
하긴 나는 워낙에 사진을 찍으면서 다니니 뒤에서 내 피를 빨면서 왔다가는 속이 터져서 죽을 수도 있겠다 싶다. 일행이 없으니 조금 더 내 마음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역시 자전거로 하는 여행은 혼자 다니는 게 최고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
처음 동해안 종주를 왔을 때는 스카이워크가 갑자기 나와서 사진을 못 찍었고 두번째 왔을 때는 일행이 있었는데 차량도 많아서 사진을 못 찍었었는데 이번엔 대비하고 있다가 사진을 찍어서 너무나도 만족한다. 저게 뭐라고...
여기는 뭘까? 그동안 자세히 보지 않아서 몰랐는데 여기도 한양도성처럼 옛 성터라는 것 같다. 물론 이번에도 그렇게까지 자세히 보진 않아서 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비가 온 건 아니었는데 여기는 왜 이렇게 물웅덩이가 되어 있었는지 걷기도 힘들어서 요래조래 피하느라 힘들었다.
원래는 월송정 인증센터에 도착하기 전에 있는 월송 정거장 근처에서 휴식 및 보급을 하려고 했지만 고래불해변 인증센터에서 보급을 하고 왔기 때문에 월송정 인증센터에서는 도장만 찍고 바로 길을 나서기로 했다.
여기에서도 도장을 찍고 있으니 로드 분들이 차례차례 도착하셔서 인사를 나누고 다시 서로 길을 나섰다. 같이 팩으로 좀 달릴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망양휴게소 인증센터로
망양휴게소 인증센터로 가는 길의 초반부는 평탄했다. 물론 초반만 평탄하고 후반부에 굉장한 업힐들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출발하면서부터 마음의 준비를 했다. 아니, 사실은 동해안 종주를 떠나기 전부터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 바꾼 크랭크로 업힐을 넘는 건 처음이라서...
그리고 첫번째 굉장한 업힐이 나왔는데 여기는 생각보다 힘들지 않게 넘을 수 있었다. 물론 44t 였을 때보다는 힘들었지만 못 넘으면 어쩌지 했던 걱정과는 다르게 편안하게 넘을 수 있어서 일단 한시름 덜을 수 있었다. 진짜 걱정이었던 건 이 다음과 그 다음의 업힐이었으니까.
바람은 찼지만 햇살이 강렬해서 날은 생각보다 더웠지만 그래도 역시 가을이라서 그런지 카메라를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내 그림자가 나오는 건 거슬리지만 광각 또한 포기할 수 없었다. 아직 완전한 황금이라고는 할 수는 없었지만 나름대로의 황금 물결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걱정했던 두번째 업힐이 나왔는데... 여기도 생각보다 아무렇지도 않게 넘을 수 있었다. 뭘까. 역시 전 날 저녁을 든든하게 먹어서 힘이 나서 그런가?
그리고 진짜로 걱정했던 마지막 업힐이 나왔는데 역시나 여긴 힘이 들었다. 무릎이 터져나가기 일보 직전까지 갔었는데 그나마 나는 이 업힐이 어디서 끝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만 더 힘을 내자는 생각으로 끌바 없이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마지막 업힐을 오르고 있자니 내가 작년 동해안 종주를 다녀왔을 때 스트라바에 다시 브롬톤으로 동해안 종주를 온다면 내가 미친 놈이다 라고 써놨던 게 생각이 났다. 역시 난 미친 놈인가보다.
두번째 터널, 즉 세번째 업힐까지 지났다면 이제 망양휴게소 인증센터까지는 금방이다. 더 이상의 업힐도 없다. 물론 망양휴게소 인증센터도 평지에 위치한 게 아니라 약간 위에 있기는 하지만 여기는 업힐이라고 부르기는 좀 뭐하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망양휴게소 인증센터에 도착했을 때는 이제 현실을 직시하고 오늘 집에 들어가지 못할 것 같다고 집에 전화를 걸었다. 이 때가 대충 17시쯤 됐던 것 같은데 아무리 달려도 동서울터미널로 가는 막차 시간에는 맞출 자신이 없었다. 내가 로드를 타고 왔어도 그건 불가능이다.
역풍이나 사진이나 그런 것만 아니었다면 어찌어찌 막차 시간에 맞출 수도 있었겠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스탬프의 노예가 되는 라이딩은 하지 말자는 주의여서 후회는 하지 않는다. 대신 어차피 이렇게 될거였다면 중간에 커피라도 한 잔 하고 왔어도 됐겠다 싶은 아쉬움은 있었다.
이왕 늦은 거 바다 경치가 좋은 망양휴게소에서 바다도 좀 보고 물멍타임을 좀 갖다가 마지막 인증센터인 울진은어다리 인증센터를 향해 출발했다.
울진은어다리 인증센터로
울진은어다리 인증센터로 가는 길은 너무나도 평탄했다. 여기까지 오면서 만났던 업힐들이 거짓말처럼 싹 사라지니 지금까지의 고생이 보상 받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라고 하면 너무 시적인 감상이고 빨리 숙소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컸다.
이제 동해안 종주를 다시는 안 갈거라서 조금 아쉽기는 한데 동해안 종주 경북 구간 중간에 나오는 어느 마을의 물회가 그렇게 맛있다고 들어서 거기서 물회를 먹어보는 게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괜히 서두른다고 그냥 지나쳐서는... 하는 마음도?
그래도 노을이 지는 동해안의 하늘이 너무 멋있어서 그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조금 늦게 왔더라도 다른 곳에서 보이는 풍경하고 비슷했겠지만 이 시간이 아닌 다른 시간에 왔다면 지금 이 하늘을 보지 못 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해가 지고 있었기 때문에 빨리 울진은어다리 인증센터까지 인증을 마치고 맛있는 삼겹살을 먹으러 가고 싶었다. 그것만이 유일하게 머리에 드는 생각이었다. 아니, 울진은어다리 인증센터에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보는 것도 나름의 목표였다. 이제까지는 항상 해가 진 다음에 도착했으니까.
그렇게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죽어라 달렸더니 이제까지의 동해안 종주 중에 가장 밝을 때 울진은어다리 인증센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울진은어다리 인증센터에 도착해서 도장을 찍고 있으니 다시 같은 버스를 타고 오신 분들도 만날 수 있었다.
어쨌든 같은 시간대에 마지막 인증센터에 도착할 수 있었으니 이 정도면 나름 준수하게 라이딩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 중에 미니벨로인 턴을 타고 계신 분이 계셨는데 마침 나와 숙소가 같은 곳이라고 하셔서 숙소까지 같이 이동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보니 굉장히 차분한 분이셨다. 역시 같은 미니벨로끼리니 나름의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근데 도장을 찍고 10분도 안 돼서 갑자기 날이 확 어두워졌다. 역시 시골(?)은 밤에는 조심해야 하는 법이다. 나는 이미 낙동강 종주에서 큰 교훈을 얻었다.
그리고 숙소에 짐을 풀고 지친 몸을 씻어주고 시내로 나와서 삼겹살을 먹으러 갔다. 작년 동해안 종주를 왔을 때도 들린 집이었는데 작년에 이러이러했던 사람입니다~ 하니까 기억을 해주셔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나는 당당히 삼겹살을 2인분을 주문했는데 알고보니 3인분부터 가능이었다. 그러면 3인분을 먹어도 크게 상관이 없어서 3인분을 주문하려 했더니 2인분만 드시라고 해서 감사하게 맛난 삼겹살을 먹고 나올 수 있었다. 혼자 왔지만 앞에 계시던 여자분 두분이 굉장히 열띈 토론을 하고 계셔서 귀도 심심하지 않았다.
맛난 삼겹살도 배부르게 먹었고 당당하게 검은 옷과 흰 옷을 같이 세탁한 것도 세탁이 끝나서 방에 빨래를 널고 다음 날을 위해 잠에 들었다. 숙소가 약간 방음이 안 되는 게 단점이었는데 세탁기가 무려 다섯대나 있어서 걱정없이 빨래를 돌릴 수가 있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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